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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 이야기
남편이 친정아빠 제사 준비를 안도와주고 친구 만나러 가는게 참을 수 없어요.
글쓴이 관리자 (IP: *.37.10.152) 작성일 2021-02-16 17:08 조회수 428

어릴 때부터 친정아빠가 계속 병치레를 하시다가 결혼하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외동딸인 나는 엄마가 항상 불쌍하게 보였으며 외롭지 않게 잘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지금의 남편과 연애할 때 남편은 친정엄마에게 살갑게 대해주었으며 덩치도 크고 믿음직하였다. 

이 사람과 결혼하면 아빠가 없는 빈자리를 든든하게 메꿔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우리는 결혼하였으며 행복했었다. 4년 정도 지나면서 남편이 점점 야속해지고 나한테 소홀하게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설연휴 때도 내일 아빠 제사를 위해 친정엄마와 함께 음식준비를 해야 되는데 하필 친구 만나러

나간다고 한다.  순간 헐!  왜 하필 이때... 순간 분노와 함께 참을 수 없는 울화가 치밀어 소리를 지르고

못가게 하였다.  그렇지만 남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가버렸다.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시간보다 6시간이나 지나서야 술이 취해서 돌아왔다.  

부부상담을 받으러 오셔서 하신 말씀의 요약이다. 

 

비밀보호를 위해 약간의 편집을 하였다. 

 

상담사가 보는 관점: 아내에게 지금 친정엄마와 남편 중 '0'순위가 누군가 물어봤다.

아내는 헤깔린다고 하였다. 남편에게 물어봤다.  아내가 친정엄마와 남편 중 누구를 0순위로 여기는 것 같은가?

남편의 답변도 잘 모르겠다고 하였다. 

아내는 결혼하였지만 친정엄마와 분리되지 못한 채 정서적으로 융합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남편과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기 보다는 남편의 힘을 빌려 친정엄마와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는 것처럼 보였다. 

아빠가 없는 빈자리에 남편이 기둥뿌리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남편은 항상 아내가 둘만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말하지 않고 장모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요구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아내는 아빠를 잃고 외로운 친정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집착하는 만큼 

남편에 대한 사랑과 존종은 등한히 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출장갔다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올 때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또 무엇을 요구할지 모르고 친정엄마에게 소홀히 했다고 지적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제 아내가 "당신 나하고 얘기좀 해!" 라고 다가오면 겁부터 덜컥 난다고 한다. 

또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과 함께...  상담사로서 진단은 간단했다.  아내는 친정엄마와 정서적으로 

분리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현재 너무 과도하게 융합된 상태라고...  융합된 상태는 공생관계는 

유지될 지 모르나 진부하고 피상적인 관계로서 자신의 경계를 갖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는 상태로 공허감과 고독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자신의 개성과 주체성을 포기하며 살 수밖에 없다고... 

남편이 느끼기에 친정엄마보다 부부관계를 최우선시하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그래야 남편도 아내를 끔찍이 사랑할 수 있다.  아내는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데 한참 걸렸다.  

병든 아빠로 인해 힘겹게 사는 엄마의 외동딸로서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세상은 위험하고 나는 취약하다. 는 

핵심믿음이 형성되었고, 이 힘든 세상을 살기 위해서 아빠의 역할을 대신 해줄 수 있는 헌신적인 힘센 남자가 필요했다. 

남편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대상으로서 필요했었던 것이구나를 깨달았다.  

남편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사랑하기 보다는 우리 식구를 보호해줄 헌신적인 사람으로서 남편을 대했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고 둘은 한 없이 울었다.  

부부가 서로를 더 깊이 사랑할 것을 약속하면서 한참을 바라보았다.